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조금만 야외 활동을 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시기입니다. 특히 숨 막히는 찜통더위 속에서는 야외 활동 후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는 분들이 급증합니다. 에어컨 바람으로 인한 냉방병이나 단순 피로로 오인하기 쉽지만, 땀 배출이 많은 여름철 두통의 숨겨진 핵심 원인은 바로 '탈수'에 있습니다.

여름철 우리 몸은 체온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합니다. 하지만 폭염 속에서 수분 보충 없이 땀을 과도하게 흘리게 되면 체내 수분이 급격히 고갈됩니다. 혈액의 절반 이상은 수분(혈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면 결과적으로 체내 전체의 '혈액 용적'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혈액 용적이 줄어들면 우리 몸의 핵심 기관인 뇌로 공급되는 산소와 혈류량에도 비상이 걸립니다. 이때 뇌는 혈류량을 어떻게든 유지하기 위한 보상 작용으로 뇌혈관을 넓히게 됩니다(혈관 확장).
문제는 이렇게 확장된 뇌혈관이 뇌막 주변에 분포한 통증 수용체(신경)를 압박하고 자극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맥박이 뛰는 것에 맞춰 머리가 욱신거리거나 지끈거리는 혈관성 두통이 발생하게 됩니다.

더위를 식히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차가운 커피나 맥주를 물 대신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카페인과 알코올은 강력한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오히려 소변을 통한 체내 수분 배출을 가속화합니다. 따라서 여름철 무분별한 카페인 섭취는 탈수성 두통을 더욱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두통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미리 미지근한 물을 마셔 수분을 채우는 것입니다. 야외 활동 시에는 이온음료를 통해 전해질을 함께 보충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후에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고 구역감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탈수가 아닌 다른 온열질환(일사병, 열사병)이나 신경학적 문제의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임의로 진통제만 복용하지 마시고, 지체 없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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