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정신경염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면서 갑작스럽고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 구역감, 구토, 보행 불안정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급성기의 심한 어지럼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후에도 걸을 때 몸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바닥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 빠르게 고개를 돌릴 때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는 증상이 남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전정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거나 뇌가 변화된 균형 신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어 회복기 관리가 중요하다.
우리 몸의 균형은 귀 안쪽의 전정기관뿐 아니라 시각과 근육, 관절에서 전달되는 감각 정보가 함께 작용해 유지된다. 전정신경염으로 한쪽 전정기능이 갑자기 저하되면 좌우에서 들어오는 균형 신호에 차이가 생기고, 뇌가 이를 다시 조절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더라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사람이 많은 곳이나 어두운 환경에서 불안정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회복기에는 지나치게 움직임을 피하기보다 현재 상태에 맞춰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 걷기부터 시작하고, 상태가 안정되면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움직이거나 시선을 고정한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는 등 균형 적응을 돕는 활동을 단계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심한 어지럼증이 남아 있거나 낙상 위험이 있다면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생활습관 관리도 함께 필요하다. 수면 부족과 과로는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는 행동은 줄이고, 회복 초기에는 계단이나 미끄러운 장소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전이나 높은 곳에서의 작업 역시 균형감각이 충분히 회복된 뒤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에서는 전정신경염 이후 남아 있는 어지럼증과 균형감각 저하뿐 아니라 피로, 수면 상태, 소화 기능 등 전반적인 컨디션을 함께 살펴 치료 방향을 정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침치료와 한약 등을 활용해 어지럼증 완화와 신체 기능 회복을 돕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전정신경염은 급성 어지럼증이 줄어든 뒤에도 균형감각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휘청거림이나 중심을 잡기 어려운 느낌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후유증으로 넘기기보다 현재 전정기능과 회복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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