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 여성분들 중엔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지러우면 흔히 빈혈을 의심해 철분제를 찾지만, 검사상 수치는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안면 홍조, 가슴 두근거림과 함께 어지럼증이 찾아왔다면, 이는 단순한 현기증이 아닌 ‘호르몬 변화로 인한 자율신경 실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 호르몬 감소가 자율신경을 흔든다
난소 기능 저하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면,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는 자율신경계(교감/부교감신경)의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혈관 조절 실패: 자율신경이 혈관을 제때 수축·이완시키지 못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며 아찔한 느낌(기립성 저혈압 등)을 받습니다.
전정기관 약화: 에스트로겐은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귀 안쪽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보호막이 사라지니 작은 자극에도 쉽게 어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2. 한의학적 관점: 신허(腎虛)와 상열하한(上熱下寒)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어지럼증의 근본 원인을 ‘신정(腎精) 부족’과 ‘기혈 순환 장애’로 봅니다.
신허(腎虛)에 의한 뇌수 부족: 나이가 들며 신장(콩팥)의 기운과 우리 몸의 근원적인 에너지인 ‘정(精)’이 고갈되는 현상입니다. 뇌를 채워주는 영양분(뇌수)이 부족해지면서 머리가 텅 빈 듯 어지럽고 이명(귀 울림)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상열하한(上熱下寒): 자율신경 불균형으로 인해 ‘허열(가짜 열)’이 위로 치솟는 증상입니다. 머리와 가슴은 뜨거워져 어지럽고 두근거리는 반면, 아랫배와 손발은 차가워지는 순환 장애가 발생합니다.
담음(痰飲): 소화기가 약해져 생긴 노폐물(담음)이 머리로 가는 기운을 막아, 머리가 무겁고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러움을 유발합니다.

3. 한의학적 치료 방향
단순히 어지럼증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음양(陰陽)의 균형을 되찾아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목표를 둡니다.
한약 치료: 부족해진 신장의 진액을 보충하여 뇌수를 채우고(자음강화), 위로 뜬 열을 내려주는 처방을 씁니다. 개인의 체질에 따라 소화기를 강화해 담음을 제거하는 약재를 쓰기도 합니다.
침 치료: 머리로 몰린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고, 자율신경계와 연관된 혈 자리를 자극하여 막힌 경락을 뚫어줍니다.
약침 및 뜸 치료: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으로 경직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 뇌 혈류를 개선하고, 복부에 따뜻한 뜸을 떠서 하체의 냉기를 몰아내 전신 순환을 돕습니다.
갱년기 어지럼증은 "나이 드니 당연한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엔진 오일이 부족해졌다는 신호입니다. 빈혈약이나 진통제에만 의존하기보다, 내 몸의 부족한 기운을 채우고 흐트러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치료를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꼭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세요.
각 지역에 있는 소리청 한의원 지점을 확인해보세요.